제 목 : 쌀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자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임장현

얼마전 신문에서 농민들이 중국산 쌀 수입 저지를 위해 선박을 기습 점거, 농성을 벌인 기사와 인천항에서 전국 농민회 회원들이 외국산 쌀 수입을 반대하며 외국쌀을 태우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 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이 일들은 지난해까지 가공용으로만 판매되던 수입쌀이 올해 4월 부터는 수입쌀중 10%는 밥쌀용으로 시판될 수 있어 위기의식을 피부로 느낀 농민들이 강력한 쌀 수입반대 입장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례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하나가 되고 농산물 개방화가 지속 추진되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수입 반대만 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WTO 다자간 협상에서 국내 쌀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세화 유예를 10년 연장하고 수입물량을 2004년 전체 소비량의 4% 수준인 205,228톤에서 점진적으로 수입량을 늘려가되 수입물량중 일부는 밥쌀용으로 시판되도록 협상이 타결된 이상 수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위기를 잘 활용하면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일부 농협에서는 수입쌀 시판에 대비하여 발빠르게 『우리쌀 사용 인증제』사업을 전개한다고 한다. 이는 수입쌀을 쓰지 않고 우리쌀만 사용하는 식당에 우리쌀 사용인증서를 부착해 우리쌀을 지키고 소비자 권익을 함께 보호하는 좋은 예라 생각된다. 이처럼 주어진 경영환경을 직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국민과 농촌에 이로운 운동들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농민들의 시위를 계기로 정부는 양정(糧政)제도를 종합적으로 점검 보완하여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쌀 농사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생산자 단체는 우리쌀 우수성 홍보 및 소비촉진을 위한 국민적 분위기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소비자들은 신토불이 정신으로 우리쌀 애용을 통해 농업,농촌 사랑을 전개한다면 위기가 곧 도약을 위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끝으로 농민들도 국민 식생활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으로 수입쌀과 차별화된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쌀 생산에 매진한다면 저절로 도농(都農) 상생(相生)의 길이 열릴 것이다.